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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삶이란 없다! 삶은 후회의 반복!누군가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 말대로다. 내 인생은 잦은 회한과 미련으로 점철되어가는 중이다. 당시에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결정이 나중에는 최악의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숱하게 지켜봐 오며,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에 대해 한탄하면서 새벽에 이불을 걷어찬 적이 수십, 수백 번은 되던가. 그리고 이것은 아마 나뿐 아니라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아니 현재 삶을 영위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경험했을 것이고, 하고 있을 것이고, 할 것이다. 누군가의 말대로 삶이 후회투성이라면. 인생에서 주어졌던 모든 선택의 결과가 이것밖에 안 된다면. 그럼, 지금 좀 많이 보잘것없는데? 진짜 이것밖에 안 되나? 남들과 똑같이 살아온 인생에 이루어낸 게 고작 이거라고? 주변 지인.. 2025. 5. 15.
마음속에 쌓인 장작을 어떻게 불태워야 하는가? 나의 심연을 바라보기까지, 딱 한 걸음 흔히 서양을 개인주의, 동양을 집단주의라고들 한다. 확실히 의견을 표출하거나 권리를 주장하는 데 거침이 없다고 여겨지는 서구와는 달리,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 문화권에서는 날선 말을 참아내는 것을 성숙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많은 경우에 우리는, 불편한 감정을 즉각 내뱉기보다는 일단 삼키키를 택한다. 그것이 이후에 어떤 방식으로 나에게 돌아올지는 일단 외면해둔 채로. 우리가 끝내 삼킨 감정들은, 우리 안에 켜켜이 쌓인다. 그렇게 삼켜진 감정들은 소화되지 않고 우리 속에 계속 쌓여만 가다가,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매섭게 밖으로 터져나온다. 그때그때 할 말을 하는 사람의 분노보다, 매번 묵묵히 참아온 사람의 분노가 더 날카롭고 뜨겁게 느껴지는 건 그래서일 테다. 일.. 2025. 5. 15.
현대 사회에 지친 사람들에게 - 리틀 포레스트 현생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 꺼내보는 영화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여 한국에서 제작된 영화로, 고시 공부에 실패한 주인공 혜원이 도피처로 선택한 고향에서 자급자족하며 자연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그린다. 서울에서의 고된 삶을 떠나 자연 속에서 자신을 재발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나 또한 이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반복해서 보는 것을 즐기지 않는데, 유일하게 현생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마다 찾게 되는 영화다. 내가 처음 이 영화를 접한 2018년은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다. 그 시절 나는 열차 승무원으로 일하며, 첫 직장에서 3년 차의 고비를 넘기고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승객들의 폭언에 지쳐 있었고, 고향을 .. 2025. 5. 13.
도주보다 무겁고 탈출보다 질주하며 탈북보다 모호하게 탈주 줄거리영화 탈주(2024, 이종필)는 자유이념에 사로잡힌 북한군 병사 규남의 탈주와 국가에 타협한 보위부 장교 현상의 추적을 액션극으로 그리고 있다. 두 개인이 이념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 서사보다 질주와 존류의 이미지로 채워나간 점이 인상 깊었다. 주인공 규남은 탈주를 계획할 때부터 지뢰밭을 건너갈 때까지 처절하게 질주하는데, 그가 탈주에 성공하는 것을 넘어 관객들에게 거침 없는 질주를 권하고 있다.질주와 존류의 이미지 영화는 주인공 규남의 도주, 탈출, 탈북이 아닌 ‘탈주’를 선택했다. 도주보다 무겁고 탈출보다 질주하며 탈북보다 모호하게 탈주하는 그의 형상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미지로 보여준다. 규남은 구체적인 이유 없이 총과 칼도 지니지 않은 채 갈대밭, 푸른 들판, 지뢰밭을 가리지.. 2025. 5. 13.
왜 울버린은 부활해야만 했는가? 마블의 다급한 ‘울버린 살려내기’죽음 앞에서는 돈도 무의미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돈으로 죽음도 되돌릴 수 있는 세계가 있으니 바로 마블의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다. 영화 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울버린은 최근 개봉한 을 통해 다시 관객 곁으로 돌아왔다. 죽었던 캐릭터의 부활, 그리고 데드풀과 울버린이라는 센세이션한 조합에 팬들이 열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 문제는 이 새로운 조합에 걸맞은 자연스러운 서사의 부족이었다. 애초에 데드풀의 대사에서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울버린이 다시 등장해야만 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관객에게 설명할 생각이 없다. 주축 인물인 로건이 사망하며 시간선이 소멸한다는 갑작스러운 설정은, 그를 살려낼 마땅한 명분이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정한 이야기를 위해.. 2025. 5. 12.
꺼거를 떠나보내며 - 애프터 양 에프터양 줄거리-할아버지 두 분을 모두 떠나보낸 지금, 그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기억하곤 한다. 힘주어 내 손을 잡으면 툭 튀어나오던 힘줄, 초코파이와 베지밀, 전원일기만 틀어주던 채널, 뿔테 안경, 마지막이겠구나, 싶었던 그날의 공기, 몇 달째 빈방을 지키던 폴더폰, 발인 날 흰나비, 보름달, 기도 소리... 몇 번을 기억하고 회복해도 아주 떠나지는 않는다. 그냥 묻는 셈이다. 평생을 살아내도 완전히 잊기란 불가능하니, 기억의 조각들을 꺼내보는 정도로 만족한다. 그들을 추억하는 법을 가장 개인적이며 아프지 않은 방식으로 연습한다. 속 남겨진 이들은 떠난 이의 기억이 이룬 우주에 발을 내디딘다. 조문객이 많지 않은 장례식장에 스며드는 달빛 같은 영화다. 양을 떠나보내는 미카의 추모곡이 엔딩을 장식하고, .. 2025.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