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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소중하게, 먼 훗날 우리 같은 영화를 또 보는 이유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가 있다. 진하게 우려지는 사골처럼 보면 볼수록 더욱 깊어지는 영화가 있다. 그만큼 흡입력 있고 호소력 짙은 영화라는 것이다. 다음 내용이 예상되고 결말까지 모두 알지만, 볼 때마다 마음가짐이 달라 새롭게 느껴지곤 한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바라본 영화는 아름다운 장면들이 눈에 띄는 반면, 그렇지 않은 마음에서 본 영화는 어두운 장면들이 유독 선명하게 두드러진다. 나는 유난히 애정하는 영화는 여러 번 꺼내 본다. 그 영화 속으로 깊게 빨려 들어가,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영화라는 세계에 갔다 오고 싶기 때문이다. 그 영화를 찾게 되는 순간은 매번 다른데, 어떠한 감정이 거대하게 느껴질 때 찾는 경우가 많다. 대개 힘든 감정이 부풀어질 때 유독 그렇다... 2025. 5. 7.
'위키드', 대비되기에 조화롭다는 마법 분홍과 초록, 그 성격과 운명을 가르는 색의 마법고양감이 느껴지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 무빙워크를 걷고 있는 것처럼 발걸음이 가볍다. 시야는 선명해도 어쩐지 몽롱한 기분에, 주변 소음이 잘 들리지 않기도 한다. 그동안 이 감정을 한마디로 '마법 같다'고 짧게 정의했다. 영화관을 나서며 느끼는 이 감상과 이에 따른 변화를 글로 옮겨보자면 다음과 같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몸을 일으키면 최고조에 다다른 감정이 온몸으로 빠르게 퍼진다. 이때 가슴에서 끓는 감정이 아직 머리로 옮겨가지 못해 그 감정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는 상태지만, 환상적인 경험을 했다는 것만큼은 느낄 수 있다. 머릿속에서는 정리되지 않은 감상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이것이 대체 무슨 감정인지를 묻는 단 하나의 질문만이 선명하다. 영화관을 .. 2025. 5. 7.
나의 안식은 자유에 있다 소공녀 줄거리한 잔의 위스키와 같았다, 그는. 위스키는 독한데, 잔은 금방 빈다. 아니 어쩌면 그는 마치 담배 연기와도 같았다. 순식간은 아니지만 결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피어오르다 이내 강렬한 잔향만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는 매일 오직 한 갑의 담배와 한 잔의 위스키만으로 세상을 표류한다. 놀랍게도 그는 위스키만큼 독하고 담배처럼 진했다.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조금 쉽고 진부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우선 재미있게 봤고, 또 인상 깊게 봤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영화를 만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며, 따라서 이 영화가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승전결이라는 진부한 서사구조에서 벗어나 옴니버스 형식을 차용했다는 것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또.. 2025. 5. 6.
한때 우리의 영원한 친구들을 담아준 영화, '토이스토리3' 우리 모두에게는 한때 친구들이 있었다. 가족을 이후로 제일 처음 사귄 친구, '장난감'이다. 모두들 과거의 정말로 소중하게 여겼던 장난감들이 하나씩은 존재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필자 역시 어렸을 때 소중하게 여겼던 햄스터 인형과 피카츄 인형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왜냐면 그만큼 어린 필자에게 행복을 주었던 장난감들이었기 때문이다. 오늘 추천해주고자 하는 영화는 그런 우리에게 더없이 소중했던 "장난감"들과 "우리"의 유대감을 보여줬던 추억의 영화를 한 편 소개해보고자 한다.1. 왜 하필이면 토이스토리'3'인가?토이스토리는 1995년 버즈의 등장을 시작으로 하여 1999년 2편, 그리고 2010년 3편을 주인 앤디와 토이들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내년에 토이스토리4가 나온다고 디즈니 측에.. 2025. 5. 6.
주는 인생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음을 :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 찰리 채플린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이 영화를 처음 만났을 때를 잊지 못한다. 삼류 연극 포스터에 '혐오스런' 어떤 사람의 일생이라니. 호기심에 영화를 받아놓고도 몇 달이나 보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카페에서 우연히 보기 시작했던 이 영화는 내가 가장 아끼는 영화 중 하나가 되었다.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마츠코'의 인생을 보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 떠오른다. 영화 포스터도 그렇고, 스토리텔링의 방식도 우리가 마치 그녀의 인생을 관람하는 것과 같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일까, 그녀의 인생은 마치 연극 같다. 우리는 이 연극의 화자인 마츠코.. 2025. 5. 6.
천재의 삶은 비상한가 - '굿 윌 헌팅' 천재는 비상하다. 그렇다면 천재의 삶 또한 비상한가.은 천재에 관한 이야기이다. MIT 대학의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윌 헌팅'의. 그는 수학계에서 저명한 교수도 2년에 걸쳐 증명하는 문제를 손쉽게 풀어내고, 하버드생이 꼬박 하루 걸려 해내는 과제를 몇 분만에 해치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꿈도 못꿀 일들이 그의 머리에선 일어난다. 간단히, 그리고 너무나도 빠르게.솔직하게 말하자면, 부러웠다. 똑똑한 사람, 그것은 우리가 모두 되고 싶어하던 것이 아닌가. 평소엔 공부도 안하다가 몇시간 만에 훌훌 시험범위를 끝내고 A를 맞고, 남들이 못하는 것을 해낸 뒤 선망의 눈빛을 받는 것. 우리는 모두 '천재'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다가 궁금해졌다. '천재는 비상하다. 그렇다면 천재들의 삶 또한 비상한가.' 뛰어난 .. 2025. 5. 6.